전북지역에서 유독 학급수당 학생 수가 많은 여고생들의 학습보장을 위해 군산지역 인문계 고등학교의 학급수와 학생수 조정 등 군산교육발전을 위한 전반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북도교육청의 2022학년도 군산지역 여고 학교의 학급배정을 놓고 논란과 함께 군산고등학교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 9월 초 2022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학생 수와 학급당 학생 수 조정에 따른 입학정원 배정을 통지했다.

군산의 경우 군산고를 비롯해 9개 인문계 학교에 75개 학급에 1,948명을 배정했고 실업계(특목고, 특성화고)인 군산기계공업고 등 3개교에 20개 학급 388명을 배정했다.

도교육청의 2022학년도 배정에서 특이한 것은 군산여고에 지난해 10학급에서 2개 학급을 늘린 12개 학급을 배정한 것이다.

도교육청의 군산여고 2개학급 증설배정 이유는 군산지역 여고생들의 과밀학급 해소다.

도교육청은 교육부와 전북도 방침이 학급당 27명인데 군산의 여자고등학교 경우 31~35명으로 전북지역에서 가장 높은 학급당 학생 수의 과밀현상을 보여 해소차원에서 군산여고에 2개 학급을 증설배정했다는 주장이다.

군산의 인문계고등학교가 남자 고등학교의 경우 한들고와 전북외고를 제외하고 군산고와 군산제일고, 군산동고와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 군산중앙고등학교로 4개교가 있어 학급당 적정 학생 수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여자고등학교의 경우 군산여고, 군산영광여고, 군산중앙여고 등 3개교로 상대적으로 학급당 학생 수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렇게 보면 도교육청의 2022학년도 군산여고 신입생 2개 학급증설 배정은 학급당 학생 수 과밀현상을 일부 완화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가뜩이나 신입생 모집이 어려운 특성화 고등학교인 군산상업고와 군산여상의 경우 이번 군산여고 학급증설로 더욱 어렵게 됐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군산상고의 경우 현재 1학년이 학생 수 20명씩 6학급으로 120명으로 진행돼야 하나 107명만이 학습하고 있고 이나마 야구부까지 포함된 숫자인데 내년 학생수 모집에 더욱 어려움을 예상되고 있다.

군산여상도 같은 실정이다.

현재 1학년 8학급으로 정원은 160이나 현재 114명으로 턱없이 학생이 부족한 실정이다.

즉 학생과 학부모가 인문계 고등학교를 선호하는 현재의 실정에서 지역 인문계 고등학교의 정원수를 늘리면 가뜩이나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업계 고등학교의 몰락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이다.

이들 학교들의 반발은 실제 지난 14일 군산상고 교장단이 도교육청을 방문해 도교육청의 이번 증설배정철회를 요구했다.

군산상고 관계자는 “학급증설배정은 군산교육의 전반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으로 군산 관내 전체 학교들과 협의해서 종합대책을 마련한 후 실시했어야 했다”며 “도교육청이 학급의 과밀만 줄이기 위해 일방적인 조치로 과대학교만 만드는 것으로 현 교육정책을 역행하는 처사다”고 반발했다.

학급이 중설되는 군산여고측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배정이 확정될 경우 자칫 학년이 지날수록 2개 학급씩 추가로 배정돼 6개 학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교실과 급식실, 교무실은 물론 학생들이 이용해야 하는 교육시설을 확충해야 하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뒤따른다.

또 학생수가 증가함에 따라 뒤따르는 많은 업무로 충분한 인원지원도 필요하다.

정부의 교육정책인 과대학교 지양문제에도 역행한다는 점과 과밀학급 해소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학생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남녀공학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나 공립학교로 도교육청의 결정을 무시할 수 없어 학급증설에 대한 대책을 마련중에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군산상고총동문회는 인문계전환추진위원회를 만들어 활동하기로 결의했다.

동문회관계자에 따르면 상업계 1개고교를 남녀공학인문계고교로 전환해 6~8개 학급으로 구성하면 과밀확교와 특성화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대해 전교조군산중등지회측은 군산여고 2학급 증설을 반대하고 나섰다.

과밀학급 해소책으로 거대학교를 만드는 것은 정부정책과 도교육청의 정책에도 크게 어긋나는 것으로 임시방편적 학생수 조절은 해당학교의 교육환경 악화를 불러온다고 주장했다.

또 특정학교 배정을 요망하는 학부모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학교 학급증설은 전형적인 행정편의 조치라고 주장했다.

전교조군산중등지회 관계자는 “학급증설 배정은 군산지역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으로 지역학교측과 근본적인 대책마련 등 사전 충분한 논의가 필수인데 일방적인 증설배정 통보는 전근대적인 교육정책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가 지난 17일 도교육청의 군산지역 여고생 과밀학급해소라는 명분으로 군산여고 2개반 증설을 적극 반대하는 성명서다.

<군산지역 여고생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라!>

지난 7월 교육부는 「교육회복 종합방안 기본계획」에서 28명 이상 과밀학급을 적극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라북도교육청은 9월 9일 2022학년도 고등학교 학급수 및 학급당 학생수 배정내역을 공고했다.

2022학년도 전주시 평준화 일반고 학급 정원은 합격자 발표 후 22명~27명으로 탄력적으로 배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학생거주지와 학교배치 불균형에 따른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불편 해소를 위해 정원을 차등 배정하고 과밀학급(28명 이상)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도내 고등학교에서 학급 과밀문제가 심각한 곳은 군산지역의 여고다.

군산지역의 학급당 학생수는 평균의 함정이다.

2021년 군산의 평준화 일반고 전체 모집정원만 보면 1,674명(62학급)으로 올해 신입생 1,677명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녀 모집정원 대비 실제 입학한 남녀 학생수를 보면 심각한 불균형이 있다.

남학생 918명(34학급)을 모집했지만 실제 입학생은 813명, 여학생은 756명(28학급)을 모집했지만 864명의 학생이 입학했다.

남녀공학이 없고 남고 4개, 여고 3개인 군산 지역의 특수한 상황때문에 여학생은 모집정원을 훨씬 웃도는(110여명) 입학생을 받았다.

그 결과 남학생의 학급당 학생수는 23명~25명, 여학생은 31명에 달한다.

결국 도교육청은 2022학년도에 군산여고 1학년 2학급을 증설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올해 입학한 여학생 수에 못미치는 정원이며 2022학년도 입학예정자 수가 다소 증가할 것을 감안하면 2학급 증설로 인한 군산지역 여학생의 학급당 학생수가 줄어드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학급당 학생수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교육여건을 악화시켜서는 안된다.

기존 학교에서 학급수를 늘리는 문제 역시 간단하지 않다.

특히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라는 요구를 총 학급수를 늘려 전체 학생수가 늘어나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곤란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평소보다 배식 시간을 2배나 늘려가며 분산 급식을 실시하는 점심시간은 한마디로 살얼음판이다.

더불어 교실 확보와 교무실 공간, 강당 및 특별실 사용 등 학교에서 고려해야할 교육여건은 단순하지 않다.

학교가 학급 증설을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도교육청은 절차도 무시하고 군산의 유일한 공립 여자학교인 군산여고에 학급 증설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으로 보인다.

군산 지역의 입학예정자는 늘어날 전망,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도교육청이 공개한 ‘2021~2025학년도 고등학교 중기 학생배치계획’을 보더라도 오는 2027년까지 군산의 입학예정자는 올해 신입생수 대비 35명~27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매년 군산여고의 학급을 늘리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거대학교를 만드는 것으로 이 문제를 접근해서는 안되며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전라북도교육청은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라!

올해 전교조는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 법제화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상반기에는 10만 입법 청원을 달성했다.

시대적 요구에 맞춰 세종교육청은 학급당 학생수를 단계적으로 감축할 계획으로 2022학년도부터 초등 1학년 학급당 학생수를 20명으로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도교육청도 교사가 학생 한명 한명의 배움의 과정에 충분히 눈맞춤하고 세심하게 살필 수 있도록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촉구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