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04.09(목) 328호

 

 

 

들개가 된 '유기견'

2019.11.22 10:48:27

 

 

버려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늘 보던 반가운 얼굴들이 하루아침에 보이지 않는다. 매끼 챙겨주던 밥, 보듬어 주던 손길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GM 군산공장 폐쇄로 인해 밤낮없이 담금질이 계속되던 오식도동이 암흑으로 변했다.  

이 무렵 많은 회사들이 문을 닫고, 유기견들을 남기고 떠났다. 사랑받던 개들은 어느새 시민을 위협하는 존재가 돼버렸다. 버려진 개들은 무리를 지었고, 사람들은 들개떼라고 말했다. 

군산 한 달 평균 유기견 신고는 300건. 이 중 130~160마리 정도가 구조된다. 

유기견보호소에 따르면 공단 쪽에서 접수되는 들개 관련 신고는 매월 약 100건으로, 한 달 신고의 1/3을 차지한다. 그러나 인력 부족 등으로 들개 평균 구조율은 10~15%다. 

특히 야생화된 들개의 경우 경계심이 강해, 잡기가 쉽지 않다. 물리는 경우도 다반사. 

또한, 갓 새끼를 낳은 들개는 40일간 젖을 먹여야 하므로 포획하지 않는다. 가장 공격성이 강한 기간이기도 하다. 이 기간 동안 보호소에서는 어미견에게 사료를 제공한다. 

오식도동의 경우 신고 접수된 장소를 보면 H아파트, 비응항 등 전체적으로 들개떼가 퍼져있다. 어느 한 곳에 국한되지 않은 것이 우려되는 점이다. 

중ㆍ대형견들이 4~5마리씩 떼를 지어 배회하면서, 주민들의 공포도 커지고 있다. 

시민 황모씨는 "유기견이 떼를 지어 다니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인근 학교나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해가 되진 않을까 걱정된다"며 "들개들은 사람에 대한 경계가 많아 산이나 인근 초교 아래 풀숲 등 외진 곳을 주거지를 삼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종종 신고하지만, 번식 등으로 개체 수가 늘어나다 보니 유기견이 줄어든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또한, 들개떼가 어린 고라니를 사냥하는 것을 보고 위협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정호 군산유기견보호소장은 "지역 침체로 유기견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잡을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며 "특히 야생화된 들개는 포획 틀을 사용해도 잡기가 힘든 실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매년 군산에서 발생하는 유기동물은 1천여 마리로 추산된다. 처음에는 귀여워서, 적적해서 키우던 동물들이 나중에는 귀찮은 존재로 전락한다. 유통기한이 짧은 마음은 반려동물들에게 큰 상처가 됐다. 유기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가족이어도 그럴 수 있을까.

/문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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