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란 ‘나도 겪었다’는 뜻으로,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공유하며 생존자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우리는 함께 연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의미가 있다.
미투 운동은 성폭력 생존자들이 SNS에서 미투 해시태그(#Me Too)와 함께 자신의 피해 경험을 폭로한 사회현상이다.
최근 미국 헐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성추문을 발단으로 국내에서도 현직 여검사의 성폭력 피해 폭로 이후 확대되고 있는 한국판 '미투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고, 검찰 조직 등 공직사회는 물론 문화예술계, 대학가, 언론계, 종교계서도 '미투운동'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곪았던 사회권력 구조 속에서 '미투운동'은 폭로, 부인, 사죄를 넘어 자진고백까지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나가고 있으며 '미투운동'을 통해 드러나는 문화예술, 교육계의 참상은 ‘권력형 범죄’가 어떻게 자행되어왔는지 보여주고 있는 결과이다.
잘못된 성의식과 관행 속에서 이어져온 추악한 성추행이 '미투운동'으로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윤택 연출가, 고은시인, 조민기, 조재현은 다년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통점은 대부분이 극단 대표나 교수 같은 절대 권위를 가진 위치에 있고, 한 분야의 권력 정점에 있는 인물이란 것이다.
피해자들은 하나 같이 단원이나 제자, 후배, 직원 등 상대적 약자다.
술자리에서 학교에서 공연장에서 성추행을 하는 과정을 많은 사람들이 봤다.
보지 못했어도 입소문을 통해 손버릇이 나쁘거나 오피스텔로 부르거나 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을 주변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누구 하나 나서서 이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하지 않았다.
주변인들이 침묵했던 이유는 그들의 부당한 행위를 선뜻 고발할 수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나도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심에, 혹은 끄집어냈을 때 불편함에 눈을 감진 않았는지…….
'미투운동'은 피해자가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이겨내고, 수년 전 권력자들에 의해 자행되고 묻혔던 일들을 당당히 고백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있다.
'미투운동'은 증명하기 어렵거나,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힘든 사건들이 많다. 그래서 가해자 스스로 그때 그일과 행동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었는지 명확히 깨닫는 게 우선 필요하다.
진정한 의미의 '미투운동'은 성추행에 대한 고발과 사죄를 넘어 자기 성찰의 기회를 갖는 데 있다고 본다.
용기를 낸 피해자에게 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할 이유다.
/조경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