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고등학교 교실의 쉬는 시간이다. 주변 여학생들은 앞머리에 헤어롤을 하나 말고 파우더를 톡톡, 빨간 틴트를
입술안쪽에 살짝 바른다.
흔한 교실 풍경이다. 진하지 않느냐는 어른들의 우려섞인 말에 학생들은 대답한다.
“10대는
왜 화장을 하면 안되나요. 예쁘면 좋잖아요”
그렇다. 우리 사회는 예쁜 것을 추구한다. TV를 보아도 예쁘고 잘생긴 배우는 주연,
개성있는 배우는 조연을 한다. 하다못해 우리는 마트에서 과일을 살때도 선명한 빛깔의 흠이 없는 것을 추구하지 않는가.
이러한
사회에서 기성세대들이 흔히 하는 말 “너희때는 맨 얼굴도 예뻐”라는 말은 10대들에게 전혀 와닿지 않는다.
일찍 화장을 하게 되면
피부노화가 빨리 올수도 있고, 화학성분이 자라나는 10대 청소년에게 좋지 않아서 화장을 하면 안된다는 말은 궁색해 보인다.
요즘처럼 다변화된 환경에 스마트폰으로 많은 문화를 접하는 청소년이 주체적으로 자신을 꾸밀 권리는 충분히 있다. 오히려 사회가
외모경쟁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가.
고스펙자들이 넘치는데도 불구하고, 취업률은 역대 최저치를 매번 갈아 치운다. 취업준비생들은 인상을
좋게 보이려고, 얼굴이 부족한 것 같아서 등 다양한 이유로 성형외과를 찾는다.
청년들은 일자리 사회구조의 병폐, 기업들의 까다로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항상 자신의 부족함으로 돌린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무엇이 그렇게 부족한가.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대학에 오니 취업경쟁이 남아있다.
취업을 위해서는 기업에서 원하는 이미지의 사람으로 보이려고 노력한다. 우리나라는
좀더 다양성이 인정받는 사회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문화 깊숙이 예쁨과 못생김, 내면과 외면의 아름다움을 구분하는 것이
촌스러운 발상이다. 외모에 대한 선입견이 사람들을 스스로 망가뜨린다.
시리던 겨울이 가고, 대한민국의 봄이 찾아온 만큼 앞으로
다양한 외모가 동등한 가치를 인정받는 ‘외모 민주주의’가 오리라 믿는다.
/문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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