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2.07.01(금) 409호

 

 

 

최 윤 교수의 어류학 개론 (24) '효자고기'

2021.11.24 00:58:33

 

                                                                             
                                                                                최 윤
                                                     한국어류학회장, 한국수산과학총연합회장 역임
                                               현) 군산대학교 해양과학대학 해양생명응용과학부 교수

 
 우리나라 민물에 서식하는 물고기는 기수어류를 포함해서 200여 종이 알려져 있다. 물고기들에 관심을 갖고 자세히 살펴보면 서로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차이가 있어 일반인도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지만, 적어도 30여 종은 어류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하기 힘들다. 검정망둑과 민물검정망둑 역시 형태적으로 비슷해서 구분하기가 꽤 까다로운 물고기이다.


 


                                                                                검정망둑

 
  검정망둑은 아가미뚜껑 안쪽에서 먹이를 거르는 역할을 하는 새파의 수가 민물검정망둑에 비해 많고, 제1등지느러미 줄기의 길이가 민물검정망둑보다 길다. 또 검정망둑은 뺨에 둥근 점무늬들이 뚜렷한 반면, 민물검정망둑은 점무늬들이 불분명하다. 이 외에도 가슴지느러미가 시작되는 부분에 나타나는 색깔을 비롯해 두 종을 구분할 수 있는 특징들이 있지만 일반인이 검정망둑과 민물검정망둑을 구분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충청남도 논산 지역에서는 민물검정망둑을 ‘효자고기’라고 부르는데, 그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옛날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 산노리에 강응정이라는 선비가 살고 있었다. 학식과 덕망이 높은 강 선비는 효성이 지극했지만, 학문에만 몰두해 하루 한 끼 먹는 것도 쉽지 않을 만큼 가난했다.

  그러던 어느 겨울, 그는 병상에 누운 어머니가 고깃국 한 번만 먹으면 죽어도 한이 없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고깃국은 엄두도 못 낼 형편이었지만 효성이 지극한 강 선비는 어머니를 위해 어렵게 고깃국 한 그릇을 마련했다. 그런데 어머니께 한시라도 빨리 갖다 드리려는 마음에 개울을 서둘러 건너다가 넘어져 국그릇이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강 선비는 넋을 잃고 강바닥만 바라고보 있었다. 그런데 뜨거운 국물이 흘러서 녹은 얼음 아래로 작은 물고기들이 모여드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강 선비는 고깃국 대신 그 물고기들을 잡아다가 어머니께 끓여 드렸는데, 이 일이 있은 후 마을 사람들은 이 물고기를 ‘효자고기’라고 불렀다고 한다.

  우리나라 민물고기 연구에 많은 업적을 남긴 고 최기철 박사는 이 물고기를 검정망둑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후 필자는 우리나라에 검정망둑과 유사한 다른 망둑어가 더 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 종에 대해 민물검정망둑이라고 명명하여 한국 미기록종으로 보고하였다. 효자고기의 일화가 전해 내려오는 논산천에 살고 있는 개체들도 민물검정망둑임에 틀림없다. 필자가 확인한 결과 논산천에는 민물검정망둑만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검정망둑과 민물검정망둑은 우리나라 연안에서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물고기이지만, 환경 변화에 민감하여 서식지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전라북도 부안의 백천에 많이 살고 있던 민물검정망둑이 댐이 건설된 후에는 하구에서 소수만 서식하고, 다른 하천에서도 10여 년 전에 비해 서식 밀도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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