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1.03.06(토) 373호

 

 

 

최윤 교수의 어류학개론 ⑱ 자산어보의 망둑어

2021.01.18 02:28:55

 

 자산어보의 망둑어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보면 모두 101종의 물고기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망둑어에 대한 기록이 눈에 띈다. 이 책은 ‘장동어’에 대해 “큰 놈은 5~6치이고, 모양은 무조어를 닮았다. 빛깔은 검고 눈은 튀어나와 물에서 잘 헤엄치지 못한다. 흙탕물 위에서 잘 뛰놀며 물을 스쳐간다.”고 기록하고 있다.

 정문기 박사는 『한국어도보』에서 『자산어보』에 나오는 ‘장동어’는 짱뚱어를 뜻하는 사투리라고 소개하였다. 그러나 필자의 판단으로는 몸의 크기와 ‘물 위에서 잘 뛰놀며 물을 스쳐간다’는 표현을 볼 때, ‘장동어’는 짱뚱어라기보다는 말뚝망둥어일 가능성이 더 크다.

 말뚝망둥어는 만조 시에 물 밖으로 머리를 내놓거나 물장구치듯 물 위를 스치면서 뛰어다니는데 비해, 짱뚱어는 펄 바닥을 기어 다니다가 만조가 되면 자신이 파 놓은 굴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기록은 ‘대두어’라고 표현된 무조어라는 물고기에 대한 것인데 다음과 같다. “큰 놈은 두 자가 조금 못 된다. 머리와 입은 크나 몸은 가늘다. 빛깔은 황흑색이며, 고기 맛은 달고 진하다. 밀물과 썰물이 왕래하는 곳에서 놀 뿐 아니라 성질이 완강하여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낚시로 잡기가 매우 수월하다. 겨울철에는 흙탕물을 파고 들어가 칩거한다.

 이 물고기는 어미를 잡아먹기 때문에 무조어라 부른다. 흑산에도 간간히 나타나지만, 소량이어서 먹기가 어렵다. 육지 가까운 연해에서 잡히는 놈은 매우 맛이 좋다”


                                                                                풀망둑

 『자산어보』에 기록된 이 물고기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망둑어과 어류 가운데 가장 큰 종류인 풀망둑으로 판단된다.
 
 ‘어미를 잡아먹기 때문에 무조어라고 부른다.’는 의미는 제 동족의 살을 떼서 미끼를 삼아도 덥썩 물어 버리는 풀망둑의 습성을 잘 나타낸 것이며,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낚시로 잡기가 매우 수월하다’는 구절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초보자도 손쉽게 낚을 수 있기 때문에 ‘멍청이고기’라고 일컬어지는 풀망둑의 습성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앞서 이야기한 ‘장동어’와 ‘무조어’를 통틀어 ‘대두어’로 기록한 것은 머리가 큰 망둑어의 외형적 특징으로 볼 때 매우 적절한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최 윤

                                                 한국어류학회장, 한국수산과학총연합회장 역임
                                           현) 군산대학교 해양과학대학 해양생명응용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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