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11.30(월) 360호

 

 

 

최윤 교수의 어류학개론 ⑰ 풀망둑과 문절망둑

2020.11.13 17:16:40

 

풀망둑과 문절망둑

 일반적으로 망둑어라고 하면 가을철 연안이나 강 하구에서 낚시에 걸려드는 풀망둑을 쉽게 떠올린다.

 망둑어는 분류학적으로 농어목 망둑어과(Gobiidae)에 속하는 물고기인데, 세계적으로 2,000종 가까이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도 민물과 바다를 통틀어 80여 종의 망둑어과 어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망둑어는 깊어가는 가을날 연안 얕은 곳이나 강 하구에서 초보 낚시꾼들도 쉽게 낚을 수 있는 풀망둑일 것이다. 

 


                                                                      
                                                               
                                                          문절망둑(위)과 풀망둑(아래)

 풀망둑은 서해와 남해 서부에 분포하는 종으로 다 자란 어미의 몸길이는 50센티미터에 달하며,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망둑어과 물고기 가운데 가장 큰 어종이다. 보통 3~5월에 산란과 부화가 이루어져 5월 중순이면 서해안의 얕은 조수웅덩이에 몸길이 5센티미터 정도인 어린 새끼들이 출현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빠르게 자라서 9월이 되면 몸길이가 20센티미터를 넘고, 부화한지 만 1년 만에 산란을 하게 된다. 성장이 느려서 그 해에 산란에 참여하지 못한 일부 개체들은 부화된 지 2년 후에 산란을 한다.

 풀망둑은 민물에도 적응력이 강하여 강 하구의 기수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으며, 금강 하구에 둑이 생기기 전에는 충남 부여의 백마강에서도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을이 깊어가는 10~11월이면 전라북도 군산항과 비응도를 비롯한 새만금방조제 주변에서 망둑어를 잡기 위해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전라북도 연안에 특히 풀망둑이 많은 것은 갯벌에 서식하는 풍부한 먹이 때문이다. 즉 넓게 발달한 새만금 조간대의 갯벌에 다량 서식하는 게와 새우, 갯지렁이, 베도라치 등 소형 어류들이 풀망둑의 좋은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망둑어과 물고기 가운데 문절망둑은 풀망둑과 매우 비슷하여 일반인들이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문절망둑은 제2등지느러미 줄기 수가 13~14개로 17개 이상인 풀망둑에 비해 적고, 꼬리지느러미에 작고 검은 점들이 모여 줄무늬를 이루기 때문에 풀망둑과 구별된다.

 또 어미의 크기도 풀망둑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풀망둑의 영어 이름인 ‘javeline goby’는 ‘투창과 같은 망둥어’라는 의미이다. 모래가 섞인 진흙에 사는 문절망둑에 비해 풀망둑은 발목이 빠질 정도의 깊은 펄 바닥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다.


 작은 일에 집착하다가 큰 일을 망가뜨리는 경우를 일컫는 것으로 “꼬시래기 제 살 뜯기”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 ‘꼬시래기’가 바로 문절망둑의 부산, 마산 지역 사투리이다. 그 외에도 지방에 따라서 문절이(순천, 고흥), 망둑이(경남, 경북) 등의 사투리로 불린다.

  초보자도 손쉽게 낚을 수 있어서 ‘바보도 낚는 망둥이’라는 말도 있다. 낚싯밥에 대해 전혀 경계심 없이 삼켜 버리기 때문에 줄을 늦게 당기더라도 낚싯바늘은 이미 망둑어의 배 속에 들어 있다.
 
이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낚을 수 있는 멍청한 물고기로 불리기도 하지만 제때 알을 낳지 못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풀망둑이나 문절망둑의 입장에서는 부지런히 먹는 것이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해 불가피한 행동이다.

 풀망둑과 문절망둑은 쉽게 낚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강 하구와 해안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물고기인 탓에 푸대접을 받기도 한다. “숭어가 뛰니 망둥어도 뛴다”는 말은 남이 하니까 그럴 형편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따라 한다는 뜻으로 자제를 촉구하는 뜻이 담겨져 있다.

 반변 세상살이에서 좋은 기회가 항상 있는 것이 아님을 뜻하는 “장마다 망둥이 날까?”라는 속담도 자주 쓰인다. 이처럼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망둑어에 대한 속담에서 망둑어와 우리 조상들의 친밀한 관계를 엿볼 수 있다. 




                                                                               최 윤

                                                 한국어류학회장, 한국수산과학총연합회장 역임
                                           현) 군산대학교 해양과학대학 해양생명응용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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