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07.07(화) 341호

 

 

 

(칼럼) 누가 새만금을 분쟁지역으로 만들었나?

2020.06.07 18:04:37

 


                                                        최연성 (군산대 교수/군산발전포럼 의장)

 30년 전 군산에서의 가장 큰 이슈는 과연 새만금 개발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개발의 당위성 찾기였다. 

 당시 식량안보가 국가적 과제였고, 새만금을 통하여 나라의 곳간을 지어야 한다는 논리가 우세했다. 환경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작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국가적 과제 해결이라는 명분에 손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개발은 착착 진행되었다.

 20년 전에 몇 사람이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필자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였다. 새만금은 1억2천만 평(409평방Km)의 바다를 메우는 거대한 토목 프로젝트다. 그런데 메워서 조성된 땅임자는 누구인가?

  어떤 땅이든지 어딘가의 행정구역에 속해야 하는데, 과연 새만금의 행정구역은 어디인가? 궁금한 몇 사람이 이 문제를 의논하기 시작했지만, 다들 관심이 없었다. 막상 주인이 될 인근의 지방자치단체들, 즉 부안 김제, 군산조차 아무 생각 없이 아전인수식 해석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10년 전 2010년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되었다. 2조9천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갔고, 깊은 곳은 수심이 무려 54m나 되었다고 하니 대역사가 아닐 수 없다. 방조제가 완공되고 나서도 행정구역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이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복잡한지도 몰랐다.

  막상 방조제가 완공해서 사용하려고 하니 그것이 어느 지방자치단체 소속인지 가리지 않으면 안 되었고, 그제야 다들 이 문제가 간단치 않음을 깨달았다. 이 싸움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결판을 보게 되었는데, 2015년 이 위원회는 1호 방조제는 부안, 2호 방조제는 김제로 귀속한다고 결정했다.

  100년 동안 해상경계선을 따라 2호 방조제까지의 바다를 성실하게 관리해온 군산으로서는 결코 이 결정을 수용할 수 없었다.

 이 분쟁 사건은 현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 올라가 있고, 몇 년이 지났는데 판결은 내려지지 않았다. 이 와중에 김제시는 2016년 6월에 2호 방조제에 지번을 부여했고, 현재 지도에서는 김제시 진봉면 심포리이다.

  알다시피 연근해에는 다 해상경계선이 있어서 해당 자치단체가 그 수역을 관리한다. 문제의 2호 방조제는 신시도와 가력도 사이에 있고, 코앞에 두리도와 비안도가 있다. 신시도도, 가력도도, 두리도도, 비안도도 다 군산시 소속이다.

 그런데 그 섬들이 있는 바다를 매립하여 만들어진 땅의 임자는 재판으로 최종 결정된다고 하니 내가 아둔해서 그런지, 납득이 안 된다.

  새만금 1억2천만 평 중에서 6천6백만 평(291평방Km)은 매립하고 나머지는 호수로 남길 예정인데, 매립지의 행정구역은 미정이다.

 분쟁조정위원회로 가고,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즉시 재판에 돌입할 것이다. 언젠가 판결은 내려질 것이고, 승자와 패자로 갈릴 것이다. 넓디넓은 땅은 이런 식으로 임자가 정해진다.

  과연 이런 방법밖에 없는가? 아니다. 이런 개발 방식은 애초에 잘못되었다. 패자는 절대 승복할 수 없는 이런 방식은 당장 수정되어야 한다. 새만금은 3개 시군이 경계를 맞대고 있는 곳이라서 그 경계선은 함부로 건드리면 반드시 말썽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또 이런 방식이 의아한 것은 땅의 임자가 될 지자체는 나름대로 도시계획, 인구정책, 산업정책 등을 가지고 있다. 그에 따라 메울 땅의 위치며, 형태며, 도로 등의 인프라가 달라질 텐데, 막상 이 땅을 사용할 지자체는 싹 무시하고 일단 개발하고 나서 넘겨주는 방식이다. 아무리 지자체의 능력이 부족하고 전문가들이 개발한다고 해도 이래서는 안 된다.

  아직 2호 방조제의 재판이 끝나지 않았는데, 그 인근에 2백만 평의 수변도시를 만든다고 해서 시끄럽다. 아무도 이 수변도시의 임자를 모른다. 만드는 새만금개발청도 임자를 모른다. 정부도 모르고, 전라북도도 모른다.

 그런데 수변도시는 만들어지고 있다. 다 만들어지면 지루한 재판이 시작될 것이다. 이번 수변도시 문제의 본질은 여기에 있다. 더는 이런 방식으로 개발하지 말아야 한다.

  새만금 개발은 처음부터 행정구역을 획정하고, 임자가 되는 해당 지자체와 협의해서 진행해야 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행정구역을 정하던지, 아니면 당사자가 모두 수용할 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방안이 나오기 전에는 분쟁의 소지가 없는 부분만 개발하면 된다. 그런 부분만 개발해도 수십 년 걸린 엄청난 사업이지 않은가. 굳이 6천6백만 평의 대지가 한꺼번에 필요하다면 분쟁 소지가 있는 경계를 피해서 얼마든지 조성할 수 있다. 왜 이런 불합리한 방식을 고집하는가?

  새만금 구역 분쟁은 처음부터 예고되어 있었고, 알만한 시민들은 다 알고 걱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20년 전부터 숙의해야 했는데 관계 기관이 태만해서 사태를 이 지경으로 꼬이게 했다. 당장 분쟁지역 개발을 중단하라. 제발 잘못된 행정으로 정다운 이웃끼리 싸움시키지 마라.

                                                                (본 내용은 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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