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2.12.07(수) 421호

 

 

 

한국의 창업도시들

2018.05.25 14:18:25
 

[기획특집 2]

 

한국의 창업도시들

 

군산형 창업 모델·생태계 구축과 창업

프로그램 교육에 전 역량 집중해야…

 


                                    최연성 군산대 정보통신기술연구소장

안랩, 한글과컴퓨터, 다음카카오, 스마일게이트, 웹젠, 엔씨소프트, 넥슨, NHN엔터테인먼트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T 기업들이 한 곳에 몰려 있다. 한국판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성남 판교다. 판교테크노밸리는 경기도가 IT 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계획적으로 만든 창업도시이다. 이곳에는 이미 성공한 기업들이 많이 입주해 있지만 스타트업기업들에게도 매력적인 곳이다.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관계부처는 이곳을 우리나라 최대의 창업 클러스터로 육성하고자 관련 기관을 밀집시키고 있다.



창업의 요람,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판교테크노밸리. 제2, 제3 테크노밸리로 계속 확장중이다. 판교테크노밸리의 성공으로 성남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가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스타트업캠퍼스’이다. 스타트업캠퍼스는 일 년에 두 번 신입생을 받아 16주간의 특별한 창업교육을 실시한다.

이를 수료하면 전용공간을 1년 동안 할당받아 자신만의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외에도 기업지원허브, 창업존, 경기문화창조허브, 경기벤처창업지원센터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KAIST 창업원 등 많은 지원기관이 포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로펌인 법무법인 태평양은 창업지원을 위하여 며칠 전 이곳에 사무소를 오픈했다.

창업에 따르는 지식재산 문제를 해결해주고자 하는 것이다.

판교는 창업자, 엑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VC), 기업, 기관 등 모든 자원이 모인 곳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판교를 중국의 혁신창업 메카인 중관춘처럼 키우겠다고 한다.

판교테크노벨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K-ICT창업멘토링센터는 2016년부터 군산대학교 새만금ICT융합인재양성사업단과 공동으로 군산에서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열악한 군산의 창업여건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 센터의 멘토 전원이 군산으로 와서 지원했지만 지역의 반응이 미지근하여 올해도 계속할지는 미지수이다.

성남 판교가 성공하자 전국이 창업도시를 만들겠다고 난리다.

부산, 울산, 창원 등 이미 산업화에서 성공을 거둔 한국의 공장지대들이 창업도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주력산업, 뿌리산업이라고 흔히 부르는 기존 제조업으로는 더 이상 도시성장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중국의 공장을 넘어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선전이 지금 어떻게 변신하고 있는지 가보라. 선전은 이제 제조공장지대가 아니다. 창업천국이다. 그래서 한국의 공장지대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창업도시는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고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대전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있고, 국공립 연구기관들이 즐비하며,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다. 과학엑스포가 개최된 도시이고, 교통, 주택 등에서 나무랄 데가 없으며, KAIST, 충남대 등 대학도 한두 개가 아니다.

이런 좋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실제 꽤 많은 창업이 이뤄지는 곳이다.

그러나 대전은 과학도시는 될지언정 창업도시로는 부족하다. 창업생태계가 구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 구로공단은 한 때 몰락하는 도시의 상징이었으나 변신에 성공하여 지금은 창업과 혁신의 상징이 되었다.

한국에서 실리콘밸리 스타일의 벤처 창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은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 일대였다. 그러나 비싼 임대료 때문에 지금은 대부분 철수했다. 대신에 IT 벤처기업들은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운집했고, 지금도 끝없이 증식중이다.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는 예전에 구로공단으로 불리던 곳으로 1964년부터 노동집약적인 수출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조성된 곳이며, 구로구에 속하는 곳을 구로디지털단지, 금천구에 속하는 부분을 가산디지털단지라고 부르는데 실제로는 한 덩어리이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산업화에 크게 기여했지만 디지털중심으로 산업구조가 바꾸면서 명칭도 바뀌었다.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의 역사를 보면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어떻게 변천해왔는지를 바로 알 수 있다. 인력중심의 제조업은 물러나고 그 자리를 혁신중심의 디지털기업들이 채웠다. 이런 변천이 곧 지역의 생존법이며, 이것은 비단 구로공단에서뿐만 아니라 군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위기는 창업으로 극복해야

군산의 위기를 마이크로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잘못이다.

물론 각 기업의 사정과 경기, 수출환경 등 많은 요인들이 결부되어 있겠지만, 위기가 발생한 데에는 개별 기업의 사정을 넘어서는 뭔가의 원인이 있다.

과연 우리가 4차산업혁명시대를 착실히 준비해왔느냐, 로봇, 인공지능(AI)으로 인하여 일자리 50%가 사라진다는데 그에 대해 대비해왔느냐는 질문에 무엇이라고 답할 것인가?

성장에는 혁신이 필요하며, 혁신은 창업으로부터 나온다.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시장의 40%를 장악한 공룡기업이었다.

몰락하기 전까지 핀란드 경제에서 연구개발 투자 30%, 법인세 23%, 수출 20%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스마트폰 개발에서 뒤져 2013년 휴대폰 부분을 마이크로소프트에 팔았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GM 군산공장이 군산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처럼 노키아는 핀란드 경제의 근간이었다. 핀란드는 크게 휘청거렸다.

끝없이 펼쳐진 네덜란드의 스마트팜. 네덜란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농업 수출국이다. 이런 창업은 서울이나 성남에서 할 수 없다.

뒤늦게 핀란드는 깨달았다. 대기업 의존도가 너무 컸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 위기를 창업으로 탈출했다.

 2011년 노키아는 ‘브릿지 프로그램’을 도입해서 직원들의 전직을 지원했다. 브릿지는 노키아에서 퇴직한 직원들이 창업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1인당 25,000유로(한화 약 3,100만원)까지 지원하는데 퇴직자 4인이 모이면 1억을 훌쩍 넘는다, 그들은 노키아에서 익힌 기술과 노하우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통해 창업한 기업이 1000여개에 달한다.

이런 풍토는 이미 떠난 한계기업을 되돌려달라고 푸념하고 있는 군산과 매우 대조적이다.

규모 있는 창업, 군산이 적지

서울이나 성남이 창업에서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일 뿐이다. 소프트웨어, 가상현실, 게임, 디자인, 콘텐츠 등은 서울이나 성남이 유리할지 모르지만, 제조창업은 그곳에서 어렵다.

스마트팜도 그런 곳에서는 어렵다.

우주항공, 미래수송수단, 스마트 해양수산, 미래에너지, 센서, 방위산업, 레저스포츠 등 수 많은 분야가 창업을 기다리고 있는데, 서울이나 성남에서는 하기가 어렵다.

이런 규모 있는 분야들은 군산이 훨씬 유리하다. 군산형 창업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1968년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을 완공하고 첫 차를 출고했고, 이어서 1974년 현대중공업이 첫 배를 진수했다.

50년 전 울산은 창업열기가 뜨거웠고 제조창업의 꿈을 가진 수많은 기업가들이 울산으로 모였다. 국가주도 개발, 특혜시비, 동서불균형, 노동인권 등 많은 문제들이 울산신화에 그림자를 드리우지만 기업가정신과 창업이 오늘의 울산을 만들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울산과 창원은 산업도시의 전범이다.

이 두 도시는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단기간에 성공한 산업도시의 모범사례로 여러 나라들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울산에서 부산을 거쳐 창원, 진주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산업벨트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곳에 있는 기업 대부분은 창업으로 오늘에 이르렀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제조심장이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여 신음하고 있다.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울산과 창원은 요즘 창업도시를 열심히 연구 중이다. 다시 50년 전의 창업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싶은 것이다.
 
군산은 지금부터라도 창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창업에 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기업가정신을 함양하며, 청년 창업가들 퇴직자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창업 프로그램으로 교육해야 한다.

(▶다음호 : 기획특집 3 선진국의 창업도시들)

 

 

 

 

 

인사말 ㅣ오시는 길 ㅣ개인정보취급방침 ㅣ 신문구독신청 ㅣ 광고문의  ㅣ 기사제보 ㅣ 독자기고 ㅣ 이메일자동수집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