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2.12.07(수) 421호

 

 

 

군산경제, 그랜드 디자인이 필요하다!!

2018.05.18 11:44:40
 

[기획특집 1]

군산경제, 그랜드 디자인이 필요하다!!



                                          최연성 군산대 정보통신기술연구소장


군산에는 그 흔한 디지털기업 하나가 없다. 혁신 마인드가 거의 없는 도시라고 봐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경제위기가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요즘 대안산업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들이 뭔지 살펴보시라. 대부분 혁신산업이라고 볼 수 없다. 이런 미봉책을 쓰면 위기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군산종합자동차공장의 첫삽을 뜬 날은 1993년 4월이었다.

대우의 김우중 회장은 군산산업단지에 100만평의 땅을 확보하고 이곳을 세계적인 자동차생산기지로 조성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뒤이어 인천에 있던 상용차와 승용차 공장이 군산으로 이전하였고, 1996년부터 생산에 들어갔고, 한 때 전북 수출의 40%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올해 폐쇄했다.

비슷한 시기인 1995년 미국 시애틀에서는 제프 베조스 부부가 자신의 집 창고에서 서버 컴퓨터 3대를 가지고 인터넷 서점을 창업했다.

자금이 부족했던 그들은 전국에서 밀려드는 책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밤새워 포장해야 했다.

아마존은 올해 애플을 제치고 브랜드 가치 세계 1위에 올랐고 고용인원은 4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군산 GM공장이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GM을 다 합쳐도 아마존의 반도 안된다.

무엇이 이 두 기업의 운명을 갈랐는가?

대우자동차는 당시 가장 각광받는 사업을 시작했고, 아마존은 미래에 각광받을 사업을 시작한 것이 운명을 가른 근본 요인이다.


군산경제 패턴은 성장과 쇠퇴 반복

군산 경제는 항상 성장과 쇠퇴를 반복하고 있다.

GM 군산공장,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두산인프라코어 군산공장이 동시에 잘 나가던 시절이 불과 몇 년전이다.

군산 땅값은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수송동 신도시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그것은 잠깐이었고 다시 기약없는 불황에 접어들고 있다.
 

전성기의 한국합판. 군산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하였으나, 혁신에 실패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경성고무 백화양조, 한국합판, 청구목재, 고려제지, 두고전자 등 기라성 같은 기업들이 명멸해갔고, 현대중공업 군산공장과 GM 군산공장도 그 전철을 밟고 있다.

성장과 쇠퇴를 반복하는 원인은 내적, 외적으로 다양하고 기업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미래지향의 혁신사업에 투자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디지털 정보화시대가 도래한지 오래고, 이미 4차산업혁명시대에 진입했는데도 불구하고, ‘과연 군산에 디지털기업이 있는가?’하고 자문하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이것이 군산경제의 현주소이고, 미래를 걱정스럽게 하는 장면이다.

자동차회사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GM은 1908년 창업한 100년 넘은 자동차기업이지만 세계는 자동차 제조기업이 아니라 자동차공유기업인 우버에 주목하고 있다.

우버는 전세계 유니콘기업 중 최고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니콘기업이란 기업가치 10억달러(1조1300억원) 이상인 비상장 창업기업을 말한다. 우버는 차량공유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자율주행차 등 미래 차산업에 전방위로 뛰어들고 있다.

GM은 군산공장을 폐쇄하였지만 2016년 우버에 이은 세계 2위의 차량공유서비스 기업인 리프트를 6000억에 사들였다.

한쪽에서는 적자라고 자금지원해달라면서 팔아치우고 또 한 쪽에서는 사들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이러니가 아니다.

GM은 지금 자동차산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알고 그에 맞춰 행동했을 뿐이다.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가치가 이동하고 있다.

군산이 불황에서 벗어나서 침체없는 성장을 구가하려면 미래가치를 직시하고 그곳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생산중심에서 혁신중심으로 제조업 체질을 바꿔야

생산중심 제조업은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으로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가전과 관련 부품산업으로 원가절감, 품질개선을 주된 목표로 삼는다. 반면에 혁신중심 제조업은 자율주행차, 전기차, 무인항공기(드론), 로봇, 나노바이오,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모바일기기 등으로 혁신기술에 의한 신제품 개발이 주된 목표가 된다.

생산중심 제조업은 레드오션에서 끝없는 경쟁을 펼치며 시장을 지켜야 하지만 혁신중심 제조업은 블루오션에서 무한히 펼쳐진 시장을 거침없이 장악해 나갈 수 있다.

시애틀 아마존 헤드쿼터. 군산 GM공장과 같은 시기에 가정집 창고에서 창업했다. 현재는 4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다.

대개 혁신중심 제조업은 창업기업들이 기반을 닦고, 덩치 큰 기업들이 이들을 M&A함으로써 성장하게 된다. 창업 토대가 없이는 혁신중심 제조업은 나오기 어렵다.

군산은 여전히 생산 제조업이 중심이다.

그러다보니 생산기술 이외에 신기술에 대한 R&D는 턱없이 부족하다.

신기술이 없다보니 혁신기업이 태어날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하고 쇠퇴 없는 성장으로 나아가려면 혁신 마인드가 충만한 창업가들을 지원해서 창업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 기업은 생산 제조업에서 혁신 제조업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

전환이 이뤄지려면 기술개발, 공장 재배치, 전문인력양성 등에서 많은 시간과 큰 비용이 발생한다.

그렇지만 생산 제조업은 경영노하우, 제조 설비, 숙련된 기술자 등이 이미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으로 시작하는 제조창업에 비하여 신속하고, 저비용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큰 장점이다.

군산은 기존 생산 제조기업을 혁신 제조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도출하고, 구체적 로드맵을 작성해서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고 흐지부지되면 불황은 길어지고, 혹 운좋게 제2, 제3의 현대중공업이 유치된다하더라도 그 결과는 성장-쇠퇴의 패턴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미국 시애틀은 요즘 잘 나가는 도시이다.

그렇지만 과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한 때 조선업이 성하기도 했고, 로키산맥의 풍부한 산림을 이용한 나무산업이 성하기도 했지만 다 20세기 미국에는 맞지 않는 산업들이었다.
 
시애틀의 상징적인 기업은 보잉이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고 군수산업이 사양기에 접어들자 시애틀은 깊은 시름에 빠졌다.

이 때 혁신 창업가들이 귀향했다. 1979년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귀향해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업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생동감 넘치는 도시가 되었다.

청년들의 혁신 마인드가 지역을 살린 것이다.

MS 직원들이 시애틀에서 창업한 회사가 4000개나 된다. 1983년에는 코스트코가 창업했다. 1987년에는 스타벅스가 창업했다.

1997년에는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을 창업해서 대박을 터뜨렸다.

시애틀에는 사람이 넘치고, 자본이 넘치고, 청년들은 제2의 MS, 제2의 아마존, 제2의 스타벅스를 꿈꾸며 모여들고 있다.

군산은 더 물러날 곳이 없어 보인다.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오히려 위기이기 때문에 디자인하기 용이하다. 백지상태에서 산업경제 전반을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

무너진 부분만 보수하고, 땜질하는 식이 아니라 백년 앞을 내다보는 그랜드 디자인이 필요하다. 군산-새만금을 무대로 전 세계에서 혁신 창업가들을 모으고 생산중심 기업들이 창업 이상의 혁신을 도모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다음호 : 기획특집 2 한국의 창업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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