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6년 10월 유원지 결정
= 1985년 8월 국민관광지로
= 위락형 친수 공간 도시민 휴식처
콘트리트 건물 회색빛 도시의 삭막함, 뿌연 안개를 뚫고 맞는 이른 새벽, 분주히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집을 나서면 무언가에 쫓기듯 잰걸음을 재촉하며 사람들이 모여든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나려 듯, 건강을 위한 방편으로 은파호수공원을 찾는다.
자연의 풋풋함을 느끼며 호수 반바퀴를 돌아보는 둘레길을 걷노라면 마음이 상쾌하고 사는 맛을 느끼게 된다.
풀 한포기, 나무한그루, 산자락 능선을 바라보고 잔잔한 호수의 말없는 물결을 보노라면 자연에 묻혀 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
축복 받은 땅, 월명공원이 있고 도심에 은파호수공원이 자리잡은 것만으로도 마음이 우쭐해진다.
잔잔한 미제 저수지를 감돌아 봄이면 눈꽃같은 벚꽃 숲이 아치형 터널을 이루고, 곳곳에 자리한 위락시설들은 이곳을 찾는 이들을 심심찮게 하고 있다. 땅내음, 물내음 온갖 자연의 내음을 한껏 들이킬 수 있다.
삭막한 도심에서 일상생활의 고단한 삶의 정서를 마음껏 받아들일 수 있는 30만 시민들의 휴식처이고 마음을 따뜻하게 순화할 수 있는 곳이다.
은파호수공원(은파유원지)는 1976년 10월 6일 유원지로 결정, 1985년 8월 26일 거국적인 국민관광지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인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총면적 2,597,000㎡에 연평균 이용객이 1천5백여명에 이르는 지역유일의 도심속 친수공간으로 나운동 일대 지역민은 물론 외지인들까지 4계절 내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유원지는 미제저수지를 중심으로 입구로 들어서면 역사적 순간을 기리는 충혼탑이 있어 눈길을 끈다.
구국의 일념으로 일제에 당당히 맞섰고 오직 조국을 위해 장렬히 떠나간 독립전사들, 그들의 불같은 애국충정을 기리기 위한 충혼기념탑은 1987년 10월에 개막되어 선현들의 우국충절에 대한 깊은 교훈을 안기고 있다.
“모진 눈, 비, 바람 휘몰아치는 역사의 고갯마루에서 하늘 우러러 사는 흰옷입은 사람들이 만세 만세 목놓아 부른다. 내 강산을 그리다가 내 산하를 노래 부르다가 총칼 앞에 져가는 매화 송이들, 말발굽 아래 짓밟혀도 가슴마다 피터져 솟는 함성은 지축에 뿌리하고 깃발의 몸짓으로 영원한 불꽃 넋은 살아서 타오른다.(중략) 여기 성지 닦아 하늘의 뜻이라 우러르며 재단높이 쌓아 올리노니 이동상 기리 푸르게 푸르르게 빛 뿌려 주소서”
이렇게 안식의 언어로 앞서간 이들을 기리고 있다.
은파호수공원은 봄철의 벚꽃 숲 화사한 장관과 여름날 푸르름은 가슴까지 후련하게 하고 있다.
가을빛 낭만에 젖은 퇴색한 낙엽 길도 좋다.
겨울나무가지에 소담히 피어난 눈꽃은 잔뜩 움츠린 초라한 마음을 따뜻이 감싸주고 있다. 이런 풍광을 품고 있는 은파호수공원은 미제저수지다.
천연의 빗물이 모여 이룬 생명의 끈이다.
우리는 이곳을 통해 생명수를 얻었고 자연의 위대함을 알게 된다.
미제 저수지는 1959년 미룡동 일대를 끼고 만들어졌다.
멀리 옥구현 소재인 옥구읍 상평리 일대까지 농업용수로 제공되었다. 일원에 이렇다 할 저수지가 없는 당시에 보를 막아 임시 사용하는 게 고작이었으나 경작문화에 중요한 업적을 남겼음에는 틀림이 없다.
지금은 미제저수지라는 고유 지명이 희석되고 은파 호수공원으로 불리며 위락형 천수공간으로 도시민의 탁월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이렇게 자연과 역사와 휴식을 안기고 있어 사라지고 잊혀지고, 새롭게 부각되며 우리 곁에 있다.
호수 주변에 늘어선 가옥민들의 철거로 한결 경관이 좋아졌고 주위에 호텔도 들어섰다.
둘레길, 체육시성이 들어섰고, 각종 휴양시설들이 있어 명실공이 국민관광지로서의 위상 정립이 된 도시민 휴식처가 되고 있다.
/글 : 오현(수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