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89년 5월 1일 개항
= 1905년 근대항 건설 돌입
= 수출활성화, 지역발전 한몫
= 입지상 천연의 양항(良港)
한나라 한 고장이 비약할 수 있는 데에는 무언가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그것은 미처 드러나지 않은 그러나 오랫동안 자리해온 문화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군산은 묵묵히 자리잡은 역사가 있어 발전의 기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군산은 치유될 수 없는 수탈의 도시일 수밖에 없었고 치명적 오점이 있지만 이 또한 양질의 성과에 대한 가치 부여가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군산 내항이 그렇다.
지역 발전의 포문을 연 든든한 자리매김임에도 불구하고 본래 우리나라의 개항자체가 자의가 아닌 정치적 풍운으로 외세의 영향에 의해 진행되었다.
군산항 역시 식량기근에 허덕이던 우리국민의 처지에는 아랑곳없이 일본이 유일한 미곡 반출 항으로 사용하기 위해 항구로 개항하여 토지강탈과 쌀 수탈현장이 되고 말았다.
군산항은 국내 유수의 곡창 지대인 광활한 호남평야가 펼쳐지고 서남해안에 유일한 항구로 중국대륙과의 교역에 전초기지역할을 해오고 있으며, 중국 청도시와 연태시 그리고 다시 석도시와 유일한 여객선 운행이 되고 있다.
1988년 5월 1일 개항으로 기록되어 그동안 조공과 일반통상, 외침의 전초방어기지로서 한몫을 수행해왔다.
“작은 배로 하구에서 30리까지 통하고 있으며 강의 폭 700간, 좁은 곳이 400간이 되어 소기정이 왕래할 뿐만 아니라 축항 완성 전에 3천톤급 기선이 완전하게 정박할 수 있었다”고 일본인들이 기록한 것만 봐도 당시 항구로서의 위상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군산항도 여느 항구와 마찬가지로 개항 전에는 거의가 자연조건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었으나 1905년 대한민국 정부에 의한 근대항 건설 후 지역 발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군산항의 개항은 조선말엽 대원군 쇄국정책집정이 무너지고 이에 종지부를 찍음과 동시에 다시 해외에 문호를 개방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부산(1876), 원산(1880), 인천(1883), 목포(1897), 진남포(1897), 마산(1898)에 이어 일곱 번째로 개항되었다. 이미 개항 전에도 조공반출의 시설물 이용이 진행된 것을 감안할 때 군산항의 역사는 타지역 보다 그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근대항으로서의 건설은 곧 군산발전의 시작이었다.
1905년 세관 용지 일부로서 강안매축공사와 고정 잔교1기, 육상 소설비를 설치했고 이것이 모태가 되어 1909년부터 1915년까지는 잔교3기를 축조하여 화물전용 철도 인입선을 강안까지 연장한바있다.(현재 철도 기능은 정지되었음)
이같은 7개년 계획으로 건설된 군산항은 기선게류용 대형 부잔교 3기와 상옥, 도로, 철도 기타 해륙 연결 시설 및 육상 제반시설을 완공함으로써 명실공이 수출입 자유항으로서의 입지를 다졌고 실적 또한 탁월했다.
이는 개항 당시부터 1934년까지의 무역고 추이가 잘 나타나고 있으며 1899년을 기준으로 4년 후에는 10배, 10년 후에는 30배, 27년 후에는 70배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역발전에 톡톡한 효자 노릇을 했던 내항도 2차 세계대전 발발로 1940년대에는 비약적 발전에 휴식기가 되었고, 해방과 함께 미군이 주둔하면서 교역이 재개되었으며, 1965년 외항건설 계획이 본격화되면서 다시 일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토사매설과 암초 등의 항로조건으로 대형 선박은 외항에서 부선하역작업을 한 후 입항하는 등 당시 실정이 더 이상의 개발에 발이 묶였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군산항은 역사적으로 일제 쌀 수탈의 전진기지가 되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제 식민정책의 일등표적이 되었던 곳, 일본인 지주들의 가혹한 소작료 강제징수로 빼앗긴 곡물은 일제히 군산으로 집결되어 일본으로 옮겨졌고 이로 인해 군산부두는 항시 쌀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고 한다.
1910년 한일 합방 당시 통계에 의하면 조선에서 일본인이 차지한 토지가 86.951 정보였는데 그중 전남북이 반이되는 42,000여 정보였다니 말이 필요없을 정도다.
1926년 기선 3척이 배를 대고 짐을 내릴 수 있게 완성된 제3부두 뜬다리, 1933년 3천톤급 기선 6척이 정박할 수 있는 규모의 제4부두 뜬다리도 다 이를 위한 일본의 약삭빠른 잔재주였으니 그 술책이 가히 경이롭다.
개항 115년이 되었다.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든, 수탈현장의 치명적 오류를 남겼든 그 역사의 현장이 오롯이 남아있다. 발전 속도에 비해 내항의 기능이 상실되고 있지만 진포해양테마공원의 조성으로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으며 외래 관광객이 찾고 있다. 지나온 역사를 오래도록 감싸 안을 수 있는 현장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글 : 오현(수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