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반영한 중요 건물
= 선현의 체취서린 역사시설물
= 보수·정비 통한 유적지화
= 역사 혼 교육가치 탁월
군산을 수탈의 도시라고 말한다.
농경시대에서 쌀은 식량이자 돈이었다.
그 중요성 때문에 일제강점기에 쌀을 가져가기위한 도로를 만들고 항구를 개항했다.
일제의 숱한 탄압 속에도 억척스럽게 생을 이어온 우리 민족은 강직함이 있다. 일단 잡으면 놓지 않는 아둔한 오기가 있는가 하면 어렵게 살아가면서도 따뜻한 인간애와 배려가 있다.
바로 군산 사람들이다. 유달리 일제의 잔재가 많은 것도 영원히 종속시키기 위한 방편이었는지 모른다.
일제의 손아귀에서 생(生)과 사(死)를 같이 할 수밖에 없었기에 그것이 굴욕이든 먼 훗날에 대한 영광스러운 현실이 되었든 묵묵히 살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 흔적들이 오늘날 지역의 역사물로 남아 오랜 과거를 돌아보게 한다.
○조선은행군산지점
장미동 코리아나 볼링장 옆 건물, 한때 너무도 초라한 형태로 남아있었던 곳이 금융계의 명성을 얻었던 옛 조선은행 군산지점이었다.
1923년 지어진 일제 때 은행건물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시 인질로 잡혀온 독일사람들에 의해 설계되고 중국인 석공들에 의해 완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의 경성(서울)을 제외하고, 이보다 더 웅장한 건물은 없었으며 1945년 해방 후 조선은행 지점이 전주로 옮겨지고 다시 한일은행 지점으로 사용되다가 방치되었고 한동안 유흥업소로 활용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지금은 말끔히 보수, 정리가 되어 역사시설물로 사용되고 있다.
○군산세관
면적 228.10㎡, 붉은색 단층의 단아한 유럽풍의 건축양식이 사뭇 단아하게 보이는데 1993년 11월 26일 바로 옆에 세관의 신청사 건립 후에 너무 낡았다는 이유로 사라질뻔 했으나 역사적 가치로 1994년 8월 지방 기념물 제87호로 지정되면서 지금까지 잘 보존되고 있다.
세관은 1908년(순종2년) 6월, 독일인에 의해 설계되어 대한민국 예산으로 건축되었다.
화려한 내부조명, 벽난로 흔적으로 보아 당시 대단위 행사가 잦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1910년 한·일 합방이후부터 1945년 해방이 될 때까지 호남과 충청지역 쌀, 곡식 등 전쟁물자로 빼앗기는 통로로 이용당한 설움을 간직하고 있다.
호남권 세관 및 군산항 발전사를 기록한 역사전시실로 활용되고 있다.
○번영로
전주와 군산을 잇는 26번 4차선 포장국도 직선으로 40km나 뻗어 교통의 편리함을 느끼게 되고 특히 양옆으로 벚꽃나무가 늘어서 봄철이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군산항을 통해 나가고 들어오는 수출입 상품을 실어 나르는 산업도로로 이용되지만 이 도로 역시 일제시대 운송수단으로 이용하려고 그들에 의해 만들어진 번영로가 근대적 도로로 닦인 것은 1908년 10월 당시는 2차선이었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아스팔트 포장길로 4차선으로 넓혔다.
당초는 전군도로로 불리었으나 8.15 전까지 일본으로 가져갈 쌀을 군산항으로 실어 나르는 치욕적인 ‘수탈의 길’을 ‘번영로’로 바꿔 부르게 되었다.
양옆의 벚나무는 1975년 당시 도에서 1천1백만원 국고에서 1천3백만원 시·군에서 1천1백만원 일본 관동지구 제일교포들이 7백만원을 기증해 6천4백35그루를 식수한 것이다.
지금은 나무가 오래되었고 많이 훼손되어 옛날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없다.
○화교소학교하교 소학교는 1925년 일본인이 경영하던 술집으로 ‘후꾸노야’라는 간판에 일본여성을 두고 매춘을 하던 ㄷ 자형 목조2층집이다.
1965년 장미동에 있던 화교 소학교가 이사 오면서 학교로 사용되었다.
팔각지붕 형식에 일식기와를 올렸고 바깥벽은 심벽위에 석회를 칠하거나 목재 널판을 이어 붙였다.
일제 침략역사의 잔재물이지만 보존 가치가 있다.
이밖에도 치욕적 쌀 수탈현장인 내항 뜬다리부두 등 일제 잔재 등이 많이 남아있다.
그걸 찾아서 우리가 살아가는데 역사의 시설물로 남겨 보존되어야 한다.
치욕은 치욕대로 영예는 영예대로 보존가치는 충분하다. 훗날 오늘을 물어 오게되는 후손들을 위해서이다.
/글:오현(수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