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인 명장 뜻기려 안녕 비는 추모제
= 제전위, 보존회 주축 시민화합의 장
= 조상의 안녕 기원 추진 의미 깊어
생활의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일제의 탄압에도 흔들림 없이 살았다, 마치 진한 여름 풍성하게 그늘을 드리울 수 있는 여유, 땅 속 깊숙이 뻗어내린 바로 그 뿌리, 탄탄한 에너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가 우리는 뿌리 찾기에 안간힘을 쓰는지 모르겠다.
동강난 반쪽 산허리에 슬픔을 안고 사는 이산가족의 피맺힌 60여년 인생, 철저히 걷어차이고 외로움 속에 부모라고 자식이라고 친족의 체취라도 느끼고 싶은 것이 우리네 인지상정 이라면 그 뿌리에 거듭거듭 자양분이 되게 할일은 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특히 고장의 이름을 남긴 명인과 명장의 넋을 빌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 오성문화제
오성산은 일찍이 백제안의 충혼서린 고장의 명산이다. ‘여지도서’의 임피현 고적조에 실린 오성산 소정방 전설이 잘 입증되고 있다.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백제 공격시 오성산에 진을 치고 있었다. 안개로 길을 잃고 헤맬 때 문득 다섯 노인을 만난다.
사비성으로 가는 길을 묻자 노인들이 대답하기를 너희가 우리나라를 치러 왔는데 어찌 길을 가르쳐줄 것이냐고 했다.
이에 화가 난 소정방이 그들을 죽였으나 돌아갈 때 이들의 충절을 가상히 여겨 오성산 위에 장사를 지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오성산 정상에는 이들 5인의 애국충절을 기리는 오성인 묘가 있다.
매년 10월 4일이면 어김없이 이들에 대한 넋 기리기 예(禮)가 치러진다. 필자가 처음 참여한 오성문화제전위원회에서 집행한 오성대제는 산신제, 헌화분향, 제전 등 제의식과 함께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한 오성할아버지를 선정해서 시상하는 오성문화상이 있었다. 그리고 오성문화 학술세미나와 백일장, 오성기 쟁탈 전국 택견대회로 오성문화재가 진행되었다. 지금은 취소된 행사가 있지만 1992년 오성문화재전 위원회 창립과 더불어 본격화되어 매년 10월 경건한 제례로 5인의 애국을 기리고 있다.
□ 최호장군 추모제
옥구가 낳은 최호장군은 선조7년(1574) 임진왜란 때 충청도 수군절도사로써 이몽학의 난을 평정한 명장이다.
넓은 호숫가에 백마가 놀다가 집안으로 힘차게 달려오는 꿈을 꾸어 호수 호(湖)자로 이름 지었다 한다.
장군은 조선 중종 27년(1532) 경주 최씨 최치원의 15대 손 최한정의 4남중 막내로 지금의 개정면 발산리에서 태어났으며 자랐다.
정유재란 칠전량 해전에서 62세 나이로 장렬하게 전사를 했다.
최호장군 추모행사는 1990년 9월 4일(음력 7월 16일)을 시작으로 올해로 24회째 치뤘고 당시 음력 기일에 근간한 것을 1998년 5월 7일 양력 일에 맞춰 정례화 하고 있다.
행사는 현 발상리에 자리한 최호 장군 사당과 묘지에서 간단한 제의식으로 진행된다.
장군의 업적을 돌아볼 수 있는 유물 전시장이 있으며 가족묘가 잘 꾸며져 있다.
□ 용왕굿
용왕굿은 물에 빠져 죽은 이의 원혼을 달래 하늘로 고히 보내는 뜻이 있다.
용왕님과 서낭님의 은덕으로 여름 태풍을 무사히 넘기는 뱃길 안전을 기원하는 그대로 수산업의 풍어와 안녕이다.
특히 육지와 섬지방의 특징을 잘 아우르고 있는 우리 지역은 지리 여건상 굿에 대한 의미가 남다르며 육지에서의 혼백풀이와 섬의 풍어까지를 비는 의식이 깊게 내포되고 있다.
굿은 용왕강신굿, 부정굿, 육갑해원풀이굿, 선왕풀이굿, 충천해원굿, 기원굿, 용왕사자풀이굿 등 총 일곱 마당으로 5~6명의 무당이 치러낸다.
지역 특성상 우리고장은 산신과 용왕을 같이 모시는 뜻으로 용왕굿 시작 전 반드시 월명산 산신님을 모시는 대잡이 굿이 선행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월이 흐르면서 용왕굿을 하던 당집이 소멸되고 종교의 번성으로 그 맥이 끊겨 용왕굿은 강신무와 법사들에 의해 불교문화와 접목되어 변화를 가져왔고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되찾는 건 문화보존 측면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한동안 매년 5월초에 해망동 어판장이나 월명공원, 내항일대에서 행하며 내일을 바라는 염원의 의식을 했는데 지금의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한때 용왕굿을 지역의 축제로 승화시키자는 제안을 했으나 종교적 이유로 그 뜻이 관철되지 못했다.
일부지역에서는 용왕굿의 의미를 살리는 뜻으로 해마다 문화 축전으로 행사를 하고 있다.
/글:오현(수필가)
